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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택 시인의 <쥐> - 현대인의 탐욕에 대한 비판

by soulbooks 2024. 9. 4.

서론

김기택 시인의 시 <쥐>는 현대인의 탐욕과 그로 인한 파멸을 우의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이 시는 쥐라는 작은 동물의 시각을 빌려 욕망에 눈이 멀어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묘사한다. 김기택 시인은 쥐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식욕에 대한 충동을 통해 현대 사회의 인간들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파멸적 결과를 알레고리 기법으로 표현한다. 이 글에서는 김기택의 <쥐>를 통해 시적 표현과 상징성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시가 전달하는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탐구해보고자 한다.

1. 쥐의 시각을 통한 현대인의 탐욕과 공포의 상징화

<쥐>는 쥐라는 동물의 시각을 빌려 현대인의 욕망과 그로 인한 파국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시 속에서 쥐는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숨어 있다. "구멍의 어둠 속에 경직의 숨죽임 뒤에"라는 표현은 쥐의 불안한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어둠은 쥐에게 편안함과 안전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굶주림의 고통을 안겨준다. 여기서 어둠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두려움과 욕망이 뒤엉킨 혼란스러운 상태를 상징한다.

 

시인은 쥐의 이러한 불안을 현대인들이 욕망을 이루기 위해 겪는 불안과 공포로 치환한다. "불안은 두근거리고 있다"라는 구절은 쥐의 긴장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며, 이는 마치 현실 속 인간들이 불확실한 미래와 욕망을 이루기 위해 겪는 심리적 상태를 반영한다. 또한, "몽둥이와 덫이 있는 대낮을 지나"라는 표현에서 대낮은 위험과 위협이 도사리는 현실을 상징한다. 쥐가 생존을 위해 위험을 피하며 살 길을 찾듯, 인간 또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결국, 시인은 쥐를 통해 욕망에 의해 끊임없이 갈등하고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쥐의 행동은 단순한 생존의 문제를 넘어, 욕망에 대한 통제와 그것이 초래할 파멸적 결과를 암시하는 중요한 메타포로 작용한다.

2. '황홀하고 불안한 식욕'과 역설적 표현의 사용

김기택의 <쥐>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황홀하고 불안한 식욕'과 같은 역설적 표현의 사용이다. 이러한 표현은 쥐의 욕구와 그로 인한 파멸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황홀하고 불안한 식욕"은 마치 황홀한 향기를 풍기지만 실상은 죽음으로 이끄는 쥐약처럼, 욕망을 충족시키는 순간의 기쁨과 그 이면에 도사린 위험을 동시에 드러낸다.

 

쥐는 "주린 위장을 끌어당기는 냄새를 향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나아가지만, 결국 그것이 죽음을 부르는 덫임을 모른 채 먹이를 탐한다. "향기로운 쥐약이 붙어 있는 밥알들"이라는 구절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향기로운 냄새에 이끌려 무작정 밥알을 먹어치우는 쥐의 모습은 욕망에 눈이 멀어 결국 자멸로 치닫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이 시의 역설적 표현은 단순히 쥐의 행동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들에게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황홀함'과 '불안함'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표현을 통해 시인은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유혹과 그 이면의 파괴적 결과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역설적 표현은 현대인의 탐욕을 경계하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참한 결과를 암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3. 알레고리 기법을 통한 사회 비판과 풍자

김기택의 <쥐>는 알레고리 기법을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강력하게 전개한다. 쥐의 시각을 빌려 현대인의 욕망과 그로 인한 비참한 결과를 그려내는 이 시는, 직접적인 비판 대신 우회적인 방법으로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쥐가 '밥알을 향해 걸음을 내딛고 결국 쥐약을 먹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현대인이 탐욕에 빠져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알레고리란 특정 대상이나 상황을 통해 보다 큰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문학적 수법이다. <쥐>에서 시인은 쥐라는 동물의 시선을 빌려 현대인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직접적인 비판의 위험을 회피하고, 동시에 비판의 강도는 더욱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인간의 욕망이 결국 스스로를 파괴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시는 쥐의 '공기를 밟듯 나아가는' 걸음과 '거품을 물고 떨며 죽을 때까지 그칠 줄 모르는' 죽음의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탐욕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비참한지를 부각한다. 이러한 묘사는 현실 속 인간들이 물질적 욕망과 쾌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결국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를 암시하며, 비판적 성찰을 요구한다. 따라서, <쥐>는 현대 사회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하는 알레고리적 서사로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론

김기택의 시 <쥐>는 알레고리 기법을 통해 현대인의 탐욕과 그로 인한 파멸을 강렬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시인은 쥐라는 작은 동물의 시각을 빌려 현대 사회의 욕망과 그로 인한 비참한 결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황홀하고 불안한 식욕'과 같은 역설적 표현을 통해 욕망의 이율배반적 본질을 드러낸다. 또한, 알레고리적 서사를 통해 현대 문명과 물질적 욕망이 인간성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깊이 성찰하게 한다.

 

<쥐>는 쥐의 욕망과 불안, 그리고 그로 인한 죽음의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김기택 시인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욕망의 대상들이 얼마나 황홀하면서도 불안한지를 강렬하게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결국, 이 시는 욕망의 끝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지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