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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시인의 <참깨를 털면서>: 순리를 따르는 삶의 지혜

by soulbooks 2024. 8. 25.

서론

김준태 시인의 시 <참깨를 털면서>는 농촌에서의 일상적 노동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삶의 중요한 교훈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이 시는 단순한 농사일을 넘어, 삶의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지혜와 함께 현대 사회의 성급함과 쾌락 추구를 비판한다. 시인은 농촌 생활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교훈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독자들에게 바람직한 삶의 자세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이 글에서는 <참깨를 털면서>의 시적 요소와 주제를 분석하며, 이 시가 전달하는 삶의 교훈을 깊이 있게 탐구해 보겠다.

1. 시적화자와 할머니의 대조적 태도

<참깨를 털면서>는 시적화자와 할머니의 대조적 태도를 통해 삶의 가치관을 드러낸다. 시적화자는 도시에서의 삶에 익숙해진 사람으로, 모든 일을 빨리 끝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참깨를 빨리 털기 위해 강한 힘을 주어 작업을 하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일을 망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는 현대인들이 빠르고 효율적인 것에 최상의 가치를 두는 경향을 반영한다.

 

반면, 할머니는 참깨를 털 때 지나치게 힘을 주지 않고, 적당한 힘으로 천천히 일을 진행한다. 그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깨 이삭을 부러뜨리지 않고 알맹이만 조심스럽게 털어내는 방법을 선택한다. 이러한 태도는 할머니가 삶의 순리를 따르고, 본질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녀는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급함과 조급함을 경계하며, 자연의 이치에 따라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지혜를 강조한다.

 

시적화자와 할머니의 태도는 단지 개인의 차이를 넘어서, 도시적 삶과 농촌적 삶의 대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적화자는 도시에 살면서 익숙해진 성급함과 쾌락 추구의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할머니는 이러한 도시적 가치관에 반대되는 농촌적 가치를 통해 더 깊이 있는 삶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 시에서 할머니의 태도는 순리를 따르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2. 순리를 따르는 삶의 교훈

김준태 시인의 <참깨를 털면서>는 순리를 따르는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훈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적화자는 참깨를 빨리 털어내기 위해 강하게 힘을 주어 일을 서두르지만, 할머니는 그를 타이르며 순리에 맞게 조심스럽게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 장면에서 시인은 성급함과 조급함이 결국 일을 망치고, 삶의 본질을 잃게 만든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특히, ‘모가지까지 털어서는 안 되느니라’는 할머니의 말은 삶의 순리에 대한 깊은 지혜를 담고 있다. 참깨를 털 때 이삭을 부러뜨리지 않으려면 적절한 힘과 속도로 작업을 해야 하듯이, 인생에서도 적당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인은 이 구절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삶의 본질을 잃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적화자가 도시에 살면서 느끼는 조급함과 성취감에 대한 집착은 현대인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덫을 상징한다. 그는 “사람도 아무 곳에나 한 번만 기분 좋게 내리치면/참깨처럼 솨아솨아 쏟아지는 것들이/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일을 쉽게 처리하고 성과를 빨리 얻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효율성과 속도에 집착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러한 태도가 결국에는 참깨의 줄기를 부러뜨리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을 시인은 암시하고 있다.

 

할머니의 태도는 이러한 성급함과는 대조적으로, 삶의 본질에 더 집중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그녀는 “천천히, 제대로”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일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려 한다. 할머니의 꾸중을 통해 시인은 성급한 욕망과 효율성의 추구가 얼마나 쉽게 우리의 삶을 망칠 수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3. 시적 장치와 대화의 활용

<참깨를 털면서>는 다양한 시적 장치와 대화를 통해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는 표현을 이루어낸다. 시인은 일상적 대화를 인용하여 작품의 사실감을 더하며, 독자들이 시적 상황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도시에서 십 년을 가차이 살아본 나로선’이라는 표현에서 사용된 사투리는 시적화자가 도시에서 오래 살아왔지만, 여전히 농촌적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며 시골과 도시의 대조적인 삶을 더욱 부각한다.

 

또한, 이 시는 시간의 흐름을 뛰어넘는 시적 기법을 통해 독자들에게 화자와 할머니의 대조적인 태도를 더욱 극적으로 전달한다. 시적화자는 참깨를 터는 순간을 현재형으로 묘사하면서 독자들이 그 순간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할머니의 충고를 과거형으로 서술함으로써, 이 상황이 이미 오래전에 일어난 일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 시적 장치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때의 교훈이 현재까지도 유효하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그 교훈이 시적화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암시한다.

 

이 시에서 사용된 의성어 ‘솨아솨아’는 참깨가 털리는 소리를 감각적으로 표현하여 독자들에게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음성상징어는 시의 리듬감을 높이고, 참깨를 터는 장면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와 함께,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할머니의 충고를 직접 인용함으로써, 시의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이러한 충고는 단순히 시적화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보편적인 교훈으로서 기능한다.

결론

김준태 시인의 <참깨를 털면서>는 단순한 농촌 생활의 묘사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순리와 삶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시인은 시적화자와 할머니의 대조적인 태도를 통해, 성급함과 쾌락 추구를 경계하고, 순리를 따르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시는 독자들에게 삶의 속도보다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자연의 이치를 따르며 살아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큰 만족을 가져온다는 교훈을 전해준다.

 

현대 사회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김준태 시인의 <참깨를 털면서>는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삶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고, 순리에 따라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결국, 이 시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또한, 이 시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되찾고, 성급한 욕망과 효율성에 대한 맹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