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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 <도끼> - 현대 사회 권력의 비열함과 그에 대한 저항

by soulbooks 2024. 10. 4.

 

 

서론

문정희의 시 <도끼>는 현대 사회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의 비열한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검은 양복들"이라는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권력자들이 권력을 얻기 위해 민중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음을 고발하며, 이러한 권력 체계에 대한 저항 의지를 드러낸다. 이 시는 단순한 비판에서 그치지 않고, 화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본 글에서는 <도끼>에 나타난 상징적 표현과 주제의식, 그리고 시적 기법을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1) 검은 양복들: 권력의 상징

 

<도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징은 바로 "검은 양복들"이다. "검은 양복"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을 상징하며, 그들은 민중의 권리를 빼앗고 그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일인분의 살코기"를 위해서라면 민중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이들은 탐욕스러운 권력의 핵심에 서 있는 자들이다. 이 '검은 양복들'은 현대 사회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그를 유지하기 위해 야비하고 비열한 방법을 서슴지 않는 인물들로 묘사된다.

 

또한 "나에게 자료가 되라 하네"라는 구절에서 드러나듯, 그들은 민중을 '사료'처럼 취급하며,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만 보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민중의 권리가 어떻게 권력자들에 의해 소외되고, 이용당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정희는 '검은 양복들'을 통해 권력 구조 내에서의 불평등과 착취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으며, 이는 곧 사회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2) 사료와 투표용지: 민중의 희생

 

시 속에서 "사료"와 "투표용지" 역시 중요한 상징적 시어로 기능한다. '사료'는 가축을 먹이는 먹이로, 권력자들이 민중을 마치 자신들의 권력 쟁취를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민중은 더 이상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존재로, 단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사료'라는 표현은 민중의 인간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오직 도구로만 취급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투표용지 속의 동그라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중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을 의미하지만, 시적 화자는 이를 통해 현대 민주주의의 허구성을 비판하고 있다. 투표는 단순히 권력자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구로 전락해 버렸으며, 민중은 그저 숫자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투표를 통해 민중이 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해 그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시는 '사료'와 '투표용지'라는 상징적 시어를 통해 민중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3) 도끼: 저항의 상징과 무모한 도전

 

시의 후반부에서 등장하는 '도끼'는 권력에 대한 저항과 도전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화자는 "나 오늘 무모한 열정으로 /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시를 쓰네"라고 고백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권력자들에게 맞서고자 한다. '무모한 열정'은 권력 구조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반영하는 동시에, 그 앞에서 저항하고자 하는 화자의 굳은 의지를 드러낸다. 화자는 자신이 쓰는 시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도끼로 권력의 체계를 찍어버리려는 결단을 내린다.

 

여기서 '도끼'는 단순한 물리적 무기가 아니라, 화자가 시를 통해 표현하는 저항의 도구로 볼 수 있다. 화자는 '도끼'를 통해 권력자들이 쌓아 올린 견고한 권력 구조를 파괴하려는 상징적인 행위를 감행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저항을 넘어, 더 넓은 의미에서 사회적 불의에 대한 도전을 의미하며, 민중을 억압하는 권력에 대한 투쟁의 의지를 나타낸다. 이로써 '도끼'는 시적 화자의 저항과 분노를 구체화하는 중요한 상징이 된다.

 

결론

문정희의 시 <도끼>는 현대 사회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의 비열함과 그들의 권력 쟁취 과정에서 희생되는 민중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시는 "검은 양복들", "사료", "투표용지"와 같은 상징적 시어들을 통해 권력 구조의 부조리함과 그 안에서 억압당하는 민중의 비참한 상황을 드러내고, '도끼'라는 상징을 통해 권력에 맞서려는 화자의 저항 의지를 표현한다. 이 시는 단순히 권력에 대한 비판에서 그치지 않고, 민중의 입장에서 권력에 도전하는 용기와 결단을 강조하며, 사회적 불의에 대한 저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도끼>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한 권력 구조 속에서 억압당하는 민중을 대변하며, 그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도록 촉구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