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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 시인의 <추억에서>에 나타난 회고적 정서와 향토적 감각의 미학

by soulbooks 2024. 8. 14.

 

1. 서론

박재삼 시인의 시 "추억에서"는 가난했던 유년 시절과 그 속에서 고단한 삶을 살았던 어머니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담고 있습니다. 시는 섬세한 시어와 향토적인 분위기를 통해 어머니의 삶을 회상하며, 그 안에 담긴 한과 슬픔을 조용히 드러냅니다. 이 글에서는 "추억에서"에 나타난 회고적 정서와 시인의 독특한 표현 방식을 중심으로 시를 분석하고, 그 속에 담긴 깊은 감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2. 회상 속 어머니의 모습과 한

"추억에서"는 가난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며, 그 속에서 힘겹게 삶을 이어가던 어머니를 떠올리는 시입니다. 시인은 팔다 남은 생선의 반짝이는 ‘눈깔’에서 은전을 연상하는데, 은전은 가난한 현실 속에서 결코 가질 수 없는 부질없고 한스러운 대상으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시적 화자는 어머니의 고된 삶과 그로 인한 한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시에서는 "울엄매야 울엄매"라는 구절이 반복되는데, 이는 화자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향토적인 감각을 부여합니다. ‘엄매’라는 방언 사용은 시에 토속적인 정서를 더해주며, 독자로 하여금 그 시절의 정서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합니다. 이렇듯 시적 화자는 어머니에 대한 회상 속에서 슬픔과 그리움을 표현하며, 유년의 가난했던 기억이 그에게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시인은 "손 시리게 떨던가"와 같은 표현을 통해 어머니의 고단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구절은 의문형 종결어미를 사용함으로써 독자에게 어머니의 삶을 되새기게 하고, 그 시절의 고통과 한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암시합니다. 이러한 표현은 시적 화자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넘어, 어머니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3. 향토적 분위기와 토속적 시어의 활용

"추억에서"는 토속적 시어와 향토적인 분위기를 통해 독자에게 친근감과 정서를 전달합니다. 특히, "진주"와 같은 구체적인 지명을 사용하여 시의 현실감을 높이고, 그 시절의 풍경을 독자가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보게 합니다. "진주 장터 생어물전"은 어머니의 삶의 터전을 의미하며, 시적 공간으로서 어머니의 고단한 일상을 구체화합니다.

 

또한, "바다 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과 같은 표현은 그 당시의 시간적 배경과 어머니의 힘겨운 삶을 동시에 부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공간적 배경은 시적 화자의 기억 속 어머니의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며, 시에 대한 몰입감을 높입니다. "진주 남강"과 같은 시적 공간은 생계를 위해 애쓰던 어머니의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며, 그 고단함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합니다.

 

이 시는 또한 방언을 활용하여 향토적인 정감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오명 가명"과 같은 방언 표현은 시의 운율을 형성함과 동시에, 독자에게 시적 화자의 어린 시절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만듭니다. 이러한 토속적 시어들은 시적 화자의 기억을 보다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독자가 그 시절의 감정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효과를 줍니다.

4. 섬세한 이미지와 애상적 정서

"추억에서"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시적 화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팔다 남은 생선의 눈깔에서 은전을 떠올리며,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한과 슬픔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이처럼 생선의 눈깔을 은전에 비유한 것은 어머니의 가난과 그로 인한 한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또한, 시에서 달빛을 받은 옹기들을 통해 어머니의 눈물을 연상시키는 장면은, 시적 화자의 애상적 정서를 더욱 강조합니다.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이라는 표현은 어머니의 고단함과 눈물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그 슬픔이 독자에게까지 전달되도록 합니다. 이처럼 섬세한 언어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시적 화자는 어머니에 대한 깊은 연민과 그리움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울엄매야 울엄매"라는 반복적인 표현은 어머니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을 나타내며, 시의 애상적 정서를 극대화합니다. 시적 화자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감정 속에 깊이 빠져들어,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복적인 표현과 섬세한 시어들은 시에 깊은 여운을 남기며, 독자에게 어머니의 삶에 대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5. 결론: "추억에서"에 담긴 깊은 정서와 향토적 감각

박재삼 시인의 "추억에서"는 가난했던 유년 시절과 그 속에서 힘겹게 살아갔던 어머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고 있습니다. 시는 토속적 시어와 향토적인 분위기를 통해 어머니의 고단함과 그리움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로 하여금 그 시절의 정서를 깊이 공감하게 만듭니다. 또한, 섬세한 시각적 이미지와 애상적 정서를 통해 시적 화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추억에서"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 어머니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리움을 담고 있으며, 시적 화자의 슬픔과 애상을 독자에게 깊이 전달합니다. 이 시를 통해 박재삼 시인은 가난했던 유년 시절과 그 속에서 어머니가 겪었던 고통과 한을 서정적으로 그려내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완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