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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시인의 <버팀목에 대하여> - 희생을 통한 삶의 가치 발견

by soulbooks 2024. 9. 18.

서론

복효근의 시 <버팀목에 대하여>는 쓰러져가는 나무를 지탱하는 '버팀목'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가치와 희생에 대해 성찰한다. 이 시는 삶이라는 치열한 전장에서 자신을 지탱해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그로부터 얻은 삶의 목적을 다룬다. 시 속에서 '버팀목'은 물리적인 지지물의 역할을 넘어서,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들을 상징하며, 이를 통해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삶의 가치를 전달한다. 이번 분석에서는 시의 상징적 의미와 화자의 정서를 중심으로, 시의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해 보겠다. 특히 다양한 문학적 기법과 표현을 통해 시의 주제가 어떻게 더욱 강렬하게 드러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1.  버팀목의 상징성과 그 의미

<버팀목에 대하여>에서 '버팀목'은 단순한 나무의 지지물이 아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시의 첫 연에서 화자는 쓰러진 나무를 세우기 위해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다'고 표현한다. 이 장면은 죽음이나 절망의 상황에서 사람들을 지탱해 주는 존재, 즉 화자에게 정신적 지지를 제공하는 이들의 역할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버팀목'은 이런 면에서 물리적인 지지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고난과 시련 속에서 우리를 붙들어주는 관계나 도움을 상징한다.

 

특히 시인은 버팀목의 이미지를 통해 '살아 있는 나무'와 '죽은 나무'를 대조시키며 삶과 죽음의 관계를 탐구한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라는 구절은 생명과 비생명,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희생의 아이러니를 강조한다. 이 구절은 단순히 나무의 생태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희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삶의 방식을 시적으로 상징화한 것이다. 죽은 나무는 비록 물리적으로는 죽었지만, 그 자체로 살아 있는 나무를 지탱하고, 새 생명을 잉태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버팀목'이 사라질 때 나무가 강하게 자라나는 모습은 우리 삶에서 타인의 희생이 사라진 후에도 그 가치와 의미가 지속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인은 버팀목의 사라짐을 '삭아 없어짐'이라는 표현으로 시각화하여 희생의 소멸이 궁극적으로 새로운 생명력의 발현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버팀목'이라는 상징이 단순한 지지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임을 드러내는 문학적 장치다.

2.  화자의 정서와 삶의 성찰

시 속에서 화자는 '버팀목'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이라는 존재를 지탱해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현한다. 화자는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 만져 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라고 고백하며, 돌아가신 아버지가 여전히 자신의 삶을 지탱해 주는 존재로 느껴진다고 한다. 이 표현은 단순한 그리움을 넘어서, 아버지의 희생이 현재의 나를 이루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상기시킨다.

 

이러한 정서적 접근은 시 전반에 걸쳐 더욱 깊어진다.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라는 구절에서는 화자가 과거에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들 역시 자신의 삶을 지탱해준 '버팀목'으로 인식한다. 여기서 '만져진다'는 표현은 단순히 물리적 감각을 넘어선 심리적 체험으로 확장된다. 죽은 자나 과거의 인물들이 여전히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시인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는 메타포를 통해 삶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강조한다.

 

결국, 화자는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 나는 싹 틔우고 꽃 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하며, 자신 또한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고자 하는 결심을 드러낸다. 이러한 결심은 희생과 배려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결과로, 시의 주제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이러한 결심의 다짐은 미래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희생을 통한 새로운 삶의 순환을 예고한다.

3.  표현 기법과 주제의 효과적 전달

<버팀목에 대하여>는 여러 문학적 기법을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먼저, 시인은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고 직설적이고 간결한 표현을 통해 독자와 직접 소통한다. 이는 시적 화자의 진솔한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독자로 하여금 시의 내용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또한, 시인은 상징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주제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죽은 나무'와 '산 나무'의 대비를 통해 죽음과 삶, 절망과 희망의 관계를 탐구하며, '버팀목'이라는 중심 소재를 통해 희생의 가치와 타인에 대한 배려를 시적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상징적 접근은 시의 주제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라는 표현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희생의 결과로 얻어진 강인함을 강조한다. 이는 시의 전반적인 메시지인 희생의 의미와 가치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시인은 반복법과 비유를 통해 주제를 더욱 강조한다. '버팀목'의 반복적인 언급은 화자가 느끼는 삶의 지지를 강하게 각인시키며, '만져진다'는 비유는 추상적인 감정이 아닌 구체적인 경험으로 희생과 지지를 체험하게 만든다. 이러한 반복과 비유는 독자들에게 시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자연의 이미지를 활용한 비유는 인간의 삶과 자연의 순환을 연결지어, 희생과 성장의 과정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한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 뿌려 주기도 하지만 /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라는 구절은 희생의 소멸과 그로 인한 새로운 삶의 시작을 동시에 암시한다. 이처럼, 시인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삶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희생을 통한 삶의 연속성을 강하게 부각한다.

결론

복효근의 시 <버팀목에 대하여>는 쓰러진 나무와 버팀목의 이미지를 통해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삶의 가치를 탐구한다. '버팀목'은 단순한 지지물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모든 존재를 상징하며, 이를 통해 화자는 자신이 받았던 희생과 도움을 되새기고, 나아가 자신도 타인을 위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시인은 상징적 이미지와 정서적 접근, 반복법과 비유를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안겨준다. 이는 결국 타인을 위한 희생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지를 상기시키며, 삶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희생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으며, 그것은 또 다른 삶의 탄생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임을 이 시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